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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자유로운 세상 판짜기
센터판 이용자 / 구금룡
부산에서 태어나 30여년을 살던 부산 촌놈이 노원구에서 10년을 살고 이후에 서울 여러 곳을 다니다가 도봉구에서 정착할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성북구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다소 어색하고 낯선 환경에 또다시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작년 8월의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전혀 생각지도 않은 한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의 응급알림서비스 담당자인 이은애 선생님으로부터의 연락이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응급알림서비스는 노원구와 도봉구에 한정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기에 다소 놀라기는 했지만 방문하신 이은애 선생님과 설치기사님의 따뜻한 말씀과 친절한 태도에서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서비스제공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한 배려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응급알림서비스를 설치한 후 겨우 3일이 지났을 때 기계의 방전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응급알림서비스를 담당하신 선생님과 기사님은 전혀 귀찮아하거나 번거로워하지 않으시고 매우 신속한 안내와 수리를 해주셨고 그 뒤로도 작은 실수로 기계가 작동하여 경보음을 울릴 때에는 즉시 연락을 해주셔서 이 응급알림서비스가 단지 기계를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제 자신에게 위급한 상황이나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 실제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과 믿음을 저에게 심어 주셨습니다.
저는 현재 거주하는 곳이 우리 판 사무실과는 다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 번도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의 사무실을 방문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에는 전동휠체어에 장착할 수 있는 휴대폰 거치대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연락을 해 주셨습니다.
비록 1급의 중증장애인이긴 하지만 저는 비장애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외출할 일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목회자라고하는 직업의 특성상 항상 전화통화도 빈번한 편입니다. 그러나 그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휴대폰을 전동휠체어에 거치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구입하고 설치할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거나 시도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그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동료상담가이신 조재범 선생님께서 부족한 저에게 짧은 글을 부탁하셔서 아주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감사와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지금 이글을 씁니다.
제가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기도 하고 또 우리의 인연이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은애 선생님과 조재범 선생님 두 분과 연락하면서, 또 자립생활센터 판에서 두 분을 통해서 하시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적어도 두 가지의 사실만은 분명하게 느끼고 알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소속된 분들은 언제나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누구를 생각해주는 척하는 것과,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반드시 차이가 날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장애인이자 또한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교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두 분의 진심은 전화 통화나 만남을 통해서 늘 한 결 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두 분 뿐만 아니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에 소속된 모든 분들이 동일한 마음과 자세로 늘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우리장애인들의 친구요 한편으로써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고 확신합니다.
또한 두 번째로 저는 두 분 선생님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이 일하시는 내용들을 보면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응급알림서비스나 휴대폰거치대 제공 서비스는 제가 먼저 요구한 적이 없는 것들입니다. 다만 제 자신이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시기에 우리 ‘판’에 소속된 분들이 먼저 연락해주시고, 찾아와 주시고, 조치를 취해주셔서 저는 생각에만 머물던 것들을 실제적인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많은 장애인들이 단순한 수혜자로 머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찾아가는 서비스야말로 단순히 도움을 받거나 편의를 제공받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가는 친구와 같은 느낌과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진심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은 이러한 느낌과 감동이 단지 저 한사람만의 느낌이나 감사로 그치지 않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판과 함께 교제하는 모든 장애인들에게도 동일한 기쁨과 감동으로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저는 단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다는 것을 또한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은 앞으로도 장애인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이 사회의 새로운 판을 짜는 일에 가장 앞장서는 귀하고 아름다운 기관이 될 것입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수고하며 일하시는 모든 분들과 판을 사랑하시는 모든 장애인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진정한 장애인의 친구이자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장애인이 자유로운 세상이 되도록 이 사회의 판을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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